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이 사외이사 2명을 신규 선임했다. 하지만 모두 사측이 추천한 인물로 노조가 추천한 인사는 이사회 입성이 불발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김정훈 교수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소민 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김정훈 교수와 정소민 교수는 모두 기업은행이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기업은행 노조도 3명의 인사를 추천, 최종 명단에는 1명의 인사가 명단에 올라갔지만 금융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금융위 측에 올라간 사외이사 명단은 총 4명으로 사측이 추천한 인사는 3명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융위 결정에 기업은행 노조는 뿔이 났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약속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을 철저히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 영향이 보궐선거 영향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보권선거에서 노동계의 표를 의식해 공개를 미루다 선거 직후 발표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금융노조 측면 지원을 받았다.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박홍배 금노 위원장을 중심으로 표심을 한데 모으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참패하자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박홍배 금노 위원장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지도부 사태로 최고위원 자리도 내려놨다.

기업은행 김형선 위원장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2020년 당시 윤종원 은행장이 은성수 위원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약속하고 은행 노사 공동선언문에 명시해 서명한 사안”이라며 “이후에도 여러 번 은성수 위원장은 노조에게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긍정적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실제 윤종원 은행장은 지난 1월 노조가 노조추천이사 국민 공모를 예고하자 ‘도입될 것이니 공론화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교체를 앞두고는 ‘좋은 후보를 추천해달라’며 노조를 달랬다.

김형선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제도 도입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가 노동계와 약속한 사항을 파기한 사건”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오는 12일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불발과 관련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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