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주요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지난해 보다 적어진 배당금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면서 주주 불만을 일단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안건은 주주를 달리기 위한 정관 변경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배당가능이익 재원 확대를 위해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향후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중간배당까진 아니지만 내년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들과 이익을 나누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30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배당성향은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20%를 맞췄다.

배당성향을 낮춘 결과 보통주 1주당 360원, 총 배당금 규모는 약 2600억1636만원으로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올해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주주들에게 배당성향 30%를 다시 한번 약속했다. 올해만 배당이 낮아진 배경은 일시적 현상인 점도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은 주총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오는 6월말까지 배당성향를 20%로 제한한 금융위 권고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배당규모를 축소한다”며 “배당 규모를 계속 올려왔는데 금융지주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저희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중간배당과 관련해선 “저희 정관에는 이미 중간배당이 허용돼 있다”며 “분기든, 반기든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주주를 위해 여러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루 앞서 신한금융도 주총을 통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이 이뤄졌다.

신한금융은 정관에 ‘3·6·9월말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며 연 1회 배당을, 연 4회로 늘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금융지주들이 중간배당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지 못해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 대기업과 같이 중간배당을 실시해 주주친화정책을 시도하겠단 의도다.

일각에선 중간배당 가능성만 열어뒀을 뿐 실제 실행까지 확실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올해도 금융권 영업환경은 녹록치 않다. 따라서 전년대비 얼마나 실적 개선을 이루느냐에 따라 배당성향도 높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할 수 있겠지만 결국 연간 배당성향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주주 입장에선 현재 금융주가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배당이라도 받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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