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된다.

지난해의 경우 부동산금융에 힘입어 두 회사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부동산 규제가 더 심해지는 만큼 예년과 같은 성적을 올리긴 힘들어 보인다.

대신 정부가 추진 중인 K-뉴딜에서 얼마나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모두 중기대출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수소에너지 ▲태양광/풍력 ▲2차전지/ESS ▲미래 모빌리티 ▲5G/차세대 반도체 ▲제약/헬스케어 ▲디지털/콘텐츠 등 7대 중점분야를 육성하는 만큼 두 금융지주사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방식에선 두 회사가 차이를 보인다. KB금융은 금융서비스, 신한금융은 투자 중심이란 점에서 갈린다.

KB금융은 중소기업 전용 ‘ONE KB 기업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계열사의 기업 금융상품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다. 지난해 출시됐지만 최근 리뉴얼되며 중소기업 고객 유치에 나선다.

패키지에 포함된 상품은 ▲ONE KB기업 우대대출 ▲ONE KB 사업자통장 ▲ONE KB국민 기업신용카드 ▲ONE KB국민 기업체크카드 ▲ONE KB 기업종합보험 ▲ONE KB 캐피탈 ▲ONE KB 저축은행 사업자대출 등 7가지다.

기업고객이 패키지에 가입할 경우 기업대출 시 0.4% 금리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설자금 대출한도도 필요자금의 90%, 대출 기간은 최대 20년까지 가능하다.

부동산과 관련된 특화된 금융서비스도 차별점이다. 브릿지론, 부동산PF, 집단중도금 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등 접근하기 어려운 부동산금융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정책형 뉴딜펀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정부가 주관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 선정에 그룹사인 신한자산운용, 신한벤처투자, 신한대체자산운용이 참여해 기업투자펀드 부문과 인프라투자펀드부문 등 총 7700억워 규모의 펀드 결정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달 4일에는 2000억원 규모의 ‘미래차·산업디지털 분야 산업-금융 뉴딜투자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현대차그룹 등과 함께 미래차 및 산업디지털 분야 펀드 조성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해 1분기 중 신한자산운용이 총 4000억원 규모의 신한디지털뉴딜BTL펀드, 신한그린뉴딜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벤처투자 역시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뉴딜기업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민간 뉴딜펀드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가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지난해 성적표에서 찾을 수 있다.

2020년말 기준 중기대출 잔액은 KB금융이 114조1000억원으로 신한금융(103조9700억원)보다 앞서 있다. 하지만 증가율은 KB금융이 10.5%, 신한금융이 14.1%로 신한금융이 더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올해 역시 KB금융은 기존 고객을 위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신한금융은 직접 투자를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차이를 좁히겠단 의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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