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 기간 문을 연 은행 지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정부가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이동점포를 운영하는 곳은 농협은행 뿐이다.

농협은행은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부산방향),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신권전용 ATM도 운영해 신권으로 세뱃돈을 준비하고자 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농협은행만 이번 설 연휴 이동점포를 운영하기 때문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부터 권순학 농협은행장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권준학 은행장은 “설 연휴 기간 철저한 비상근무체계를 운영하고 안전사고예방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타 은행이 올해 명절에도 이동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지침도 영향을 미쳤다.

이동점포는 버스 안을 개조해 운영되는 만큼 좁은 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

농협은행도 이와 같은 고민을 했지만 농촌 지역의 금융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이동점포를 운영키로 했다.

대신 시중은행은 공항 내 입점 점포만 연휴 동안 불을 밝힌다. 해외로 떠나는 외국인을 위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11일부터 14일까지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 청주공항출장소를 운영한다. 우리, 하나은행은행도 같은 기간 인천국제공항1터미널, 인천국제공항2터미널 내 입점 점포는 정상 근무에 나선다.

외국인 거주 지역에 위치한 점포는 14일, 하루 동안만 문을 연다.

우리은행의 경우 안산외국인금융센터, 김해외국인금융센터, 김포외국인금융센터, 의정부외국인금융센터가 문을 열고 외국인 대상 환전, 송금 업무를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원곡동 외국인센터, 원곡동 외환센터출장소, 혜화동 일요송금센터 등 3곳이 문을 열고 계좌개설, 송금, 환전 업무를 지원한다.

일각에선 점차 이동점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핀테크 발전으로 인해 모바일뱅킹 내에서 대부분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 지점을 방문하는 이유가 신권 출금 때문인데 세뱃돈도 이체해주는 문화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을 주고 받던 명절 문화도 바뀌고 있다”며 “대출 이자 납입, 적금 만기 해지 등 대부분 업무도 자동으로 진행되는 만큼 은행을 찾을 일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모바일 거래량이 증가하는 만큼 IT 인력은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은행을 찾지 않는 대신 ATM기 현금 부족 및 장애 발생 등에 적극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시스템 용량 사전 점검 실시 및 모니터링 강화 등을 이행하기 위해 상황반을 운영한다. 오는 15일까지 매일 14~16명이 업무영역별로 교대근무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본점 당직 40명과 전산 당직 50명 총 90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가고 하나은행도 15일까지 연휴 거래량 집중에 대비해 시스템 일시 증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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