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금융당국이 은행주 배당 축소와 관련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8일 금융위원회는 은행주 배당성향 20% 권고에 대한 추가 설명으로 객관적 자료를 제시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주요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에게 중간배당, 자사주매입을 포함해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시적 조치였지만, 은행 주주들에겐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올해 금융지주회사는 최대 이익을 실현했기 때문에 더욱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이에 금융위는 “배당금 지급은 관련 법규에 의한 규제 비율을 상회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지만,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금융규제운영규정 제7조에 따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배당 등에 대해 행정지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고려한 상황은 코로나19다. 특히 감염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이번 배당 축소 권고에 앞서 스트레스테스트도 진행했다. 테스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로 설정했다.

금융위는 2021년 마이너스 성장 확대 후 2022년에도 제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L자형 장기침체 상황을 가정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는 IMF의 분석 방법을 준용해 금감원이 한국은행과 함께 설정했다”며 “참고로 해외 금융당국은 우리나라의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에 비해 더 보수적인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배당 제한 등 엄격한 자본관리를 권고하고 있다”며 “바젤위원회 조사결과 전 세계 주요 30개국 중 27개국이 배당제한 등 자본보전 조치를 실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로 EU는 순이익의 15%, 영국은 25% 이내에서 배당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와 같은 설명에도 불만의 목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배당 축소 대상이 시중은행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이번 배당 축소 대상서 제외됐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2013년 25.3%, 2014년 29.9%를 기록한 뒤 매년 30% 가까운 배당성향을 보였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눈치 때문에 배당성향을 축소할 수 있지만 20% 이상은 충분히 지급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기업은행의 대주주는 기획재정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의 설명에도 금융지주 몇몇은 쉽게 배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위기 상황은 은행이 경영을 잘못해서 만든 게 아닌 금융당국의 실책과 압박이 원인이란 여론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지주는 최대 이익을 냈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예년보다 많은 충당금도 쌓았다. 특히 사모펀드 부실로 인한 충당금과 이자상환 유예 등 조치로 미리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은행 책임이라는 금융당국이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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