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전자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대기업 성과급 논쟁이 LG전자로 번졌다. LG전자 직원들은 익명 게시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모양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6일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사업부별로 연초에 수립한 목표치를 기준으로 달성 여부에 따라 성과급을 배분해 왔다. 이미 산업 전반에 성과급 논란이 된 상황에서 LG전자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익명게시판 LG전자 블라인드에는 ‘임직원이 LG에 충성도가 떨어지는 이유(쾅모형봐주삼)’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일부 직원들이 동요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러 실무자의 노고를 통한 성과를 소수 임원에게 몰아주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블라인드에는 ‘직원, 임원 성과급 비교해보자’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임원들이 수십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월 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은 2019년 상여금으로 16억 7000만원을 받았었다. 계량지표 2018년 영업이익률이 2018년 4.4%로 0.4%포인트 개선됨 점 등을 고려한 수치다. 조 전 부회장의 상여금은 기본급, 역할급 등이 포함된 연봉(17억 810만원)의 97.8%에 달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도 지난해 3월 2019년 상여금으로 12억 31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연봉(13억 1830만원)의 93.4% 수준이다. 

LG전자는 임원보수 규정 중 특별상여금규정에 따라 회사의 재무 성과와 개인의 경영목표 달성도 따라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연봉의 0~150% 내에서 연 1회(3월) 지급한다.

LG전자 직원들의 경우 기본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는데 많아야 연봉의 20% 수준이다.

지난해 LG전자에선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부 가운데 가정용 에어컨 부서는 기본급의 최대 500%(연봉의 25% 수준)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이밖에 청소기 부서는 연봉의 22.5%, PC·냉장고 부서는 연봉의 17%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설이 나도는 MC사업부는 수년째 성과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른 기업의 성과급 논란이 쟁점이 된 상황이라 LG전자에서도 올해 사업부별 지급 비율을 두고 갈등이 점화할 조짐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입사 4년차 직원이 지난달 말 사내 성과급 지급에 대한 공지가 나간 뒤 이석희 사장을 포함한 전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항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를 계기로 성과급에 대한 내부 불만과 항의 글이 폭주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노사 협의를 통해 기존 성과급 산정 지표로 삼은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폐지하고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하기로 했다. 또한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우리사주를 발행해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혜택을 구성원에게 제공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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