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이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2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생명은 아우(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해 그룹 내 맏형 보험사로서의 체면을 지켰다는 평가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29일 임직원들에게 평균 23%의 2020년 초과 이익 성과급(OPI)을 지급했다.
 
OPI는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소속 사업부의 연간 실적이 연초 정한 목표를 뛰어넘었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에서 비율을 정해 이듬해 연초 지급한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부서에 소속된 임직원은 개인 연봉의 최고 50%를 성과보수로 받는다.

통상 OPI는 매년 1월 말에 지급되는데 올해는 1월 29일 오전에 일괄 지급됐다.

삼성생명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9년 기준으로 9400만원 수준이다. 직원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2160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지난해 실적 개선이 성과급에 반영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 2658억원으로 2019년보다 30.3% 증가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42.9% 늘어난 1조 7900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에도 보장성 신계약 늘었다.   

주가지수 상승도 영향을 줬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하고, 변액보증 준비금이 환입되면서 이차 손익(자산운용 수익률과 예정이율 간 차익)이 개선됐다.

변액보증준비금은 주가하락으로 변액보험 펀드 손실이 날 때 고객에게 약속한 최저이율을 지급하기 위해 쌓는 자금이다. 증시 상승기엔 적립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의 규모가 줄어들어 순이익이 증가한다.

삼성생명은 사업부별 OPI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데 영업 조직과 자산운용본부는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삼성생명 임직원들은 금융계열사 아우 격인 삼성화재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챙겼다.

삼성생명은 삼성 내 금융그룹의 맏형이자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꼽히지만 매년 연봉의 10~20%가 성과급으로 책정됐다. 금융계열사 아우 격인 삼성화재의 경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30%가 넘는 성과급을 받았다. 
  
최근 몇년 새 '동생' 격인 삼성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탓이다. 2020년 들어서야 삼성생명은 2019년 초과이익 성과급으로  평균 18%를 지급받으면서 평균 12%의 성과급을 받은 삼성화재를 앞질렀다.

올해에도 삼성화재가 평균 18%의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삼성생명은 평균 23%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맏형으로써의 자존심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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