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본사 사옥 전경. 사진=KB손해보험
KB손보 본사 사옥 전경.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해외 대체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가마감)이 1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대체자산 손상 인식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KB손보 등 보험사들은 2018년 미국 뉴욕의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 채권을 매입했다. 당초 나티시스은행이 투자자였으나, 이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되팔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국내 금융사들이 뛰어들었다. 

미국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20 타임스스퀘어' 개발 사업 투자 방식은 A노트·B노트, 중순위 메자닌1·메자닌2, 후순위 메자닌 등 5개의 트렌치로 구분된다. 
 
KB손보는 비교적 안전하게 분류된 B노트에 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자 회수가 중단돼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는 건당 투자 금액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KB손보는 지난 9월 200억원 가량의 대체투자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600억원이 넘는 투자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는 2017년 KB금융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품 전략을 수정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투자 부실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KB손보는 오는 2023년 IFRS17 도입에 따라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장기보험 상품 영업 전략을 '세만기'에서 '연만기'로 전환했다. 

세만기는 나이를 기준으로, 연만기는 10년 만기 등 기간을 기준으로 보장 기간을 설정하는 상품을 말한다. 영업 현장에서는 세만기 상품이 보장기간이 길고 설계사 수당이 높아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영업 조직의 불만에도 KB손보는 세만기 상품을 줄여 연만기 상품으로 대체했다. 외형 성장보다는 건전성과 안정성에 입각해 내재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은 축소됐다.   

실제 KB손보는 2017년 KB금융지주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뒤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KB손보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7년 3605억원, 2018년 1857억원, 2019년 1679억원을 나타냈다.

KB금융의 리스크관리 DNA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회사뿐만 아니라 KB손보 임직원들의 주머니도 가벼워졌다.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든 KB손보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수익성 악화를 핑계로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KB손보는 작년에도 임직원들에게 별도의 성과급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KB손보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서 실적 발표를 하고 있고,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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