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판매채널 분리가 업무 효율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의 분리, 일명 ‘제판분리’를 공식화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제판(제조와 판매) 분리를 추진 중이다. 설립 방식은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자회사형 GA가 설립되면 약 540여개의 영업네트워크와 1400여명의 임직원, FP만 2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판매 전문회사가 탄생한다.

미래에셋생명도 최근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대한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했으며, 오는 3월까지 FC와 CFC 등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홍재 연구원은 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보험사의 기능별 분업화로 효율성 개선과 중장기 주주 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판매 자회사 분리를 통해 타 보험사 상품도 함께 판매하게 되면 연결 매출 극대화, 즉 판매조직의 효율성 증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두며 보험 기능과 투자 기능을 일부 분리했고, 자회사는 투자 전문성 제고에 집중해 업계 내 영향력이 확대된 바 있다. 이번 제판분리도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전속설계사 조직이 2만 명에 가까워 규모 기준으로 단숨에 GA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되어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판분리를 시행하게 되면 원수사의 비차(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의 차액) 손익은 개선될 것이며, 이러한 비차손익은 3이원(위험률, 이자율, 사업비율) 중 주주가치의 시작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원이기에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최고 생명보험사로서의 장점인 차별화된 FP교육체계, 육성시스템과 함께 한화생명만의 각종 복지혜택까지 묶어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은 성과에 기반한 인센티브를 현재보다 확대해 실질적 처우를 개선하고, 영업현장과 본사와의 인력교류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설 자회사 GA가 출범 초 모회사 상품과 일부 손보사 상품을 주로 판매할 것으로 보여 단기간에 큰 폭의 연결 매출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전속 채널의 강점이었던 영업 통제력이 다소 약화할 수 있는 점, 그동안 보장성 보험 신계약 흐름을 봤을 때 손보 상품 대비 생명보험 상품이 크게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신계약 축소 우려로 이어진다”며 “또한, 제판분리로 제고된 잉여 현금은 신사업 확장이 아닌 이익잉여금 유보 등 자본 관리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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