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사진=NH투자증권

1월 16일 NH투자증권이 창립 52주년을 맞이한다. 올해 특별한 창립기념식은 없지만, NH투자증권은 대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정영채 사장도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여러 차례 임원진과 부서장을 만나 올해 경영전략을 공유했다.


디지털 강조한 정영채 사장, 체질 개선 주문


정영채 사장은 전 직원에게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주요 세대가 20~30대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주요 채널인 디지털 플랫폼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영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과 만나는 방식,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범위의 확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기준도 달라졌다”며 “우리는 고객의 요구와 목표를 고객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최고의 콘텐츠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업의 본질만 남기고 회사의 외형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식시장은 2030세대 고객들이 디지털 채널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일 거래대금도 20조원을 상회하면서 전례 없는 활황을 보이고 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디지털 자산관리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WM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다. 사업부 산하에는 비대면 고객 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지털영업본부와 디지털솔루션본부를 편제했다.

정 사장은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덕분에 서비스 구현 비용이 낮아지면서 매스 고객 대상 서비스를 높은 퀄리티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PB 수준에 가까운 자산관리서비스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도 재도전한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가 관련 예비인가를 통과했지만, NH투자증권은 1차 벽을 넘지 못했다.

1차 신청 때는 유사서비스 제공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포기했지만, 2월 예정된 추가모집에선 관련 조건이 사라졌다.

정영채 사장은 “고객의 성향과 행동에 따라 고객을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에 대한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 특정 고객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적절한 순간에 전달하는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경험을 제공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선 광범위한 데이터 축적과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기획 및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기 만료까지 1년 남은 시간…경상이익 1조 달성 관심


정영채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마지막 경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첫 임기 2년 동안 실적 상승세를 견인하며 연임에 성공한 만큼 2021년에는 실적 개선과 고객 신뢰 확보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4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239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5017억원으로 전년도 실적(4764억원)을 뛰어넘었다.

정영채 사장은 2018년 취임하면서 경상이익 1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까지 경상이익은 약 6822억원을 달성 중이다.

작년도 실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초부터 주식시장이 3000포인트를 넘어서며 거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IB시장에서 꾸준한 실력을 발휘해 준다면 경상이익 1조원 달성은 현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업계 전반에 몰아친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지난해까지 운영하던 경영혁신TF를 경영기획부문으로 격상했다. 부문장은 김익수 농협금융지주 기획조정부장이 맡아 그룹과 대응 방안을 세밀하게 협조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NH투자증권은 고객 중심의 상품 판매 프로세스와 경영관리 체계를 개선해 신뢰 회복에 나선다.

정영채 사장은 “사모펀드 이슈로 고객들에게 큰 심려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고통을 겪어오고 있다”며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진정성을 증명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며, 좀 더 치밀하게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객과 만나는 프론트 조직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 시스템도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제한된 리소스의 배분 기준, 성과의 인정과 보상의 기준에서도 고객가치가 최우선으로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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