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보험 노사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사측의 제판(제조·판매) 분리 추진에 따른 일부 노동자의 고용불안 이슈와 임금 단체 협상 합의 불발까지 더해지면서 냉랭한 분위기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 노동조합은 오는 2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7월 첫 본교섭을 시작으로 1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노조의 고용안정협약 체결 요구에 대해 사측이 구두로만 합의하겠다고 대응하면서 노사갈등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사측이 제판분리는 직원의 이동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과 달리 고용안정협약은 체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제판(제조·판매)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내년 3월까지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자사 전속설계사 3300여명을 이동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자 대표 체제였던 미래에셋생명은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이처럼 사측이 제판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노조는 전속 설계사 조직을 지원하는 140여명의 영업 관리 정규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서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여개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영업 관리 직원에 대한 고용안정 이행을 서면으로 작성해달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 노조는 직원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무금융노조 미래에셋생명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GA 이동을 희망하지 않는 직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있지 않다”며 “판매조직의 자회사 이동은 일자리를 흔들고 고용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등 재무 부담이 커지는 제도 도입에 앞서 보험 모집 수수료 1200% 제한 등 설계사 관련 규제 강화와 특수 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로 판매 관련 조직을 떼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임단협의 경우, 기존 대비 과도한 예산이 소요 될 수 있는 단체협약 내용이 있어 대화가 장기화 되고 있으나 앞서 10여차례 이상 성실하게 교섭을 진행해 온 것처럼 노조측과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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