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내년 7월 출범 예정인 신한금융그룹 통합보험사 신한라이프가 연말 초대 CEO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뉴라이프 추진위원회는 내년 7월 1일 출범하는 통합보험사 사명을 신한라이프로 확정하고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작업에 돌입했다.

신한라이프 사장 인선 작업은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간 2파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두 수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 가운데 '직업이 보험사 CEO'라 불리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수장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관심사다. 정 사장은 지난해 210억원의 총보수를 받아 '금융권 연봉킹'에 오르기도 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결과지만, 금융권에서 스톡옵션으로 수백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1984년 제일생명에 입사한 이후 1999년 허드슨인터내셔날어드바이저 한국법인 대표, 2001년 AIG생명 상무로 근무했다. 이후 2007년 알리안츠생명, 2013년 ACE생명등에서 CEO직을 수행했으며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의 전신인 ING생명 대표에 이어 오렌지라이프 대표로 활동 중이다.  

정문국 사장은 지난해 금융권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정 사장의 보수 총액은 205억6300만원이었는데, 막대한 스톡옵션 행사이익 덕이었다.   

지난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를 인수하면서 경영진에 대해 막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단기간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경영진에 책임을 주는 동시에 실적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정 사장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77만 9000주(행사가격 2만 2439원)를 받았고, 지난해 1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주당 4만 7400원을 기준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194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정 사장이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받은 보수는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약 17배에 달하기도 했다. 반면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억 6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도 급여 4억 100만원, 상여 6억 9500만원, 기타 근로소득 5600만원 등 총 11억 5200만원을 수령했다.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7년 당기순이익이 3402억원에서 2018년 3112억원으로 8.5% 줄었고, 2019년 2714억원으로 1년만에 12.8%나 감소했다. 신한금융 지주로 편입한 이후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수익 규모도 지주 편입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수익 규모는 2017년 4조 3422억원에서 2018년 5조 480억원으로 1년 사이 16.3%나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에는 7.6%나 감소한 4조 6620억원에 그쳤다.

오렌지라이프는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연말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꼽힌다는 점에서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문국 사장은 직업이 보험사 CEO란 말이 나올 정도로 10년 넘게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통합이라는 이슈 속에서도 수장 자리를 놓치지 않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내부 반발은 넘어야 할 과제다. 신한생명 노조는 신한라이프 출범 과정에서 정문국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될 경우 또다시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2018년 12월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법인 통합을 주도할 신한생명 대표이사로 내정한 바 있으나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신한생명 노조는 "구조조정 전문가를 통합 생보사 사장에 올리는 것은 안된다"며 정문국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이에 신한금융은 신한 내부 반발이 거세게 일자 대표이사 내정을 철회하고 성대규 사장을 영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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