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왼쪽부터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최근 주요 금융협회 및 금융기관 수장 교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감독 출신 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꿰차면서 모피아 부활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지만, 은성수 위원장의 팔은 안으로 굽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용진 의원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한 금융위 차원의 쇄신안 마련 진행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이는 앞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던 금융권 전관특혜 문제를 되짚은 질의였다.

실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1월 1일 임기만료가 되자마자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내정됐고,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도 퇴직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검사대상으로 삼았던 서울보증보험 대표직에 응모해 구설에 올랐다.

박용진 의원은 “모든 사기업이나 협회가 기관에 유리한 관련 공직자 모셔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며 “하지만 4년 뒤, 5년 뒤 내가 갈 수도 있는데 관리감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 그럼 공무원 재취업 심사는 왜 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박 의원 지적에 발끈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업계에 있는 분들이 좋은 분들을 모셔간 것이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며 “나도 수출입은행장을 했는데 수출입은행 직원이 거래 기업을 가는 건 맞지 않겠지만 금융위에서 30년 일했다고 해서 죄를 지은 거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에 갈 걸 대비해서 봐줄 거라고 예단하면 어느 공무원이 일을 하겠냐. 공무원도 자리에서 소신껏 일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공무원 전체를 다 모독하는 일”이라며 “최적의 사람, 능력 면에서 훌륭한 사람이 기관에 가서 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답했다.

은성수 위원장의 발언은 3년 전 최종구 전 위원장과 비교돼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3년 전에도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를 두고 금융위·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거론됐다.

당시 국회에서도 모피아 낙하산 문제를 지적하며 금융위 측에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최종구 전 위원장은 “(금융위 관료 출신)그런 분들이 오실 우려가 있다면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며 공개 석상에서 금융권 낙하산 인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입장을 밝히기 전까진 손해보험협회장은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내정됐다. 그러나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 이후 은행연합회장은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생명보험협회장은 신용길 KB생명 사장이 내정됐다.

3년이 지난 지금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최종구 전 위원장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에게 후보직 고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 전 위원장은 “연합회장은 기본적으로 은행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며 의견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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