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우리금융지주
표=우리금융지주

 

금융지주 빅4 중 우리금융의 지위가 위태롭다. 3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됐지만, 전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가 뒷받침해 준 덕에 코로나19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홀로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

26일 우리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1조14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65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1.6% 하락한 것이다.

실적 개선이 더딘 이유는 사모펀드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탓도 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투자금융상품 판매 호조로 비이자이익 부문을 늘려왔다.

증권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난해까지 빅4 경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파생상품 판매 덕을 본 셈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비이자이익 규모가 8530억원에서 6950억원으로 18.5% 줄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3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으로 1600억원을 쌓았다.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100% 환급 가능성도 큰 만큼 충당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위안거리는 수익기반인 대출자산을 크게 늘렸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대출자산은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한 259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을 공격적으로 전개한 덕에 1년 새 16.1% 증가한 27조5870억의 자산을 확보했다. 올해 3분기에도 비대면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9.7%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도 전년대비 13.5% 증가했고, 중소기업 역시 7.2% 증가하며 수익기반을 다졌다.

그 결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에도 이자이익은 0.2% 소폭 증가했다. 즉, 수익성 방어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단 지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801억원을 기록한 반면 우리금융지주 연결 당기순이익은 4798억원으로 오히려 더 떨어진다.

은행이 실적 개선을 이뤄도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스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1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곳은 우리카드뿐이다.

우리종금이 전년대비 38.9% 성장한 5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우리금융의 지분율은 59.8%에 불과하다. 100% 자회사 중 돈을 벌어줄 회사는 극히 드물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최근 아주캐피탈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도 100% 자회사가 아닌 만큼 비은행 인수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의 3분기까지 실적을 봤을 때 은행이 실적 방어에 주력한 반면 증권, 카드, 캐피탈의 수익 개선이 돋보였다”며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 입장에선 자칫 빅4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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