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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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의 '환매중단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 부사장급 이상 임원 대부분이 지주·은행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업을 경험하지 않은 인물들이 주요 보직을 꿰차고 있는데다 일부 임원은 여러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내부 통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부사장급 임원 수는 10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지주·은행 출신이다. 
 
이영창 대표이사 사장은 증권업계 출신이며, 9명의 부사장 가운데 6명은 지주나 은행 출신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은행 출신 임원 6명 가운데 4명은 현재 신한금융 내 다른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장동기 GMS그룹 부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재무팀 본부장을 지냈으며 현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보, 신한은행 부행장보, 신한생명 부사장보를 겸직하고 있다.

정운진 GIB그룹 부사장은 신한은행 종합기획부 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신한금융 부사장보, 신한은행 부행장보, 신한캐피탈 부사장보, 신한생명 부사장보를 겸직 중이다.

왕미화 WM그룹 부사장은 신한은행 WM사업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신한금융 부사장보, 신한은행 부행장직을 맡고 있다.

정지호 글로벌사업그룹 부사장도 은행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낸 임원으로 현재 신한금융 부사장보, 신한은행 부행장보, 신한카드 부사장, 신한생명 부사장보로 활동 중이다.

안효일 퇴직연금사업그룹 부사장은 신한은행 영업추진부장, 신한은행 개인고객부장을 거쳐 신한은행 상무를 지냈다. 한용구 경영지원그룹 부사장은 신한은행 동경지점 조사역, 신한은행 장암지점 지점장, 신한은행 퇴직연금사업부 부장을 맡은바 있다.

이러한 인력 배치는 신한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업의 특성이 각기 다른데 전문성이 부족한 인물이 고위 임원을 맡다 보니 위기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투는 지난해부터 잇따라 불거진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엮여있다.

앞서 신한금투는 헤지펀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에 휩싸였다. 금감원은 신한금투가 라임운용과 같이 사모펀드를 기획했다고 판단했고, 분쟁조정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 사상 처음 100% 배상 결정을 내렸다. 판매사가 라임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거나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 부실을 다른 정상 펀드에 떠넘기기 위해 펀드 구조를 바꿨고, 지난해에는 해외 페이퍼컴퍼니(SPC)에 펀드 수익권을 넘기는 등 적극적으로 이를 은폐하려는 행동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내달 15일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운용사·판매사 징계를 위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제재를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투는 ‘라임 사태’로 기관제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헤리티지 DLS도 라임 사태처럼 투자자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유사한 만큼 동시에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국내에서 지난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증권사와 은행 일곱 곳에서 약 5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중 최대 판매사인 신한금투 판매규모는 약 3800억원이다.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이 내려지면 신한금투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임원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병철 전 신한금투사장은 지난 3월 라임 사태가 심화하자 사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 주요 보직을 맡았던 지주·은행 출신 주요 임원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투 관계자는 "지주나 은행에서 유사한 업무를 맡았던 임원들이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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