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비주력 계열사 정리에 나서면서 해당 계열사 임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 재편에 따른 인원 감축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주)한화는 사업 재편을 통해 무역 부문을 없애고 다른 사업 부문에 통합할 예정이다.

㈜한화는 연내를 목표로 무역 부문 내 유화·기계 사업은 화약·방산·기계 부문으로 통합하고, 철강·식량 사업을 정리할 방침이다.

㈜한화의 주요 사업은 화약·방산(유도무기 등), 기계, 무역 등이었다. 이를 화약·방산(유도무기 등), 기계 두 부문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6월 말 기준 무역 부문 직원수는 281명, 기계 부문 직원 수는 646명, 화약·방산 부문 직원 수는 4406명이다.

(주)한화는 희망퇴직과 사업 재편을 통해 인력 재배치 작업에 나선다. 281명의 무역 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근속 1년 이상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많은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매출 비중만 보면 무역 43%, 방산 30%, 기계 15%, 화약 8%, 기타 4%로 무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경영 효율성 차원에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가운데 한화 무역부문은 직격탄을 맞아 2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8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63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수익구조 개선 차원에서 비핵심 사업부문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보유하고 있던 충남 태안 골프장인 골든베이GC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상반기 7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호텔 산업이 침체하면서 한계사업 정리에 나섰다.

한화그룹이 올 들어 비주력 사업 축소와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계열사 임직원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사업부문 재편 과정에서 인력 감축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최근에는 금융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지난 11일 한화손보가 자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지분 전량을 그룹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한화그룹이 한화손보 매각을 위해 사전 지분 정리 작업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다. 한화손보 대주주는 51% 지분을 가진 한화생명인데, 생명은 한화손보 매각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적자 전환하고 올해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관리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 장기화, 손해율 악화 등으로 올해 5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150여명의 직원이 짐을 싸고 회사를 떠났다. 한화손보는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통해 30명 이상 인원을 줄였다.

이와 관련해 한화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사업을 정리하면서 직원들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며 “비주력 계열사 직원들은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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