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후보로 윤순진 교수(왼쪽부터), 류영재 대표를 추천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후보로 윤순진 교수(왼쪽부터), 류영재 대표를 추천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4번째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노동조합의 이사회 진입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이번엔 ESG(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카드를 꺼냈다.

10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써스틴베스트 대표를 추천했다.

KB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운용 중이다. 1주의 주식만 보유한 경우에도 사외이사 예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추천된 사외이사 예비후보는 검증 절차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주총 안건으로 올리게 된다.

KB금융 우리사주의 사외이사 추천은 이번이 4번째다. 2017년 하승수 변호사를, 2018년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추천한 바 있다.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자진철회했다.

하승수 변화사의 경우 국제의결권자문기구인 ISS에서 지나친 시민단체 활동을 문제 삼았다. 결국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외 외국인 주주들이 대거 포진한 기관투자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권순원 교수의 경우 국민연금이 반대했다. 권 교수가 인사전문가인데 이미 KB금융 이사회에 인사전문가가 있다는 이유였다.

우리사주조합은 실패 끝에 이번에 결격 사유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한 모습이다.

지난 3월 신설된 ESG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 중인데 금융경영 2명, 재무 1명, 회계 1명, 법률/규제 1명, 리스크관리 1명, 소비자보호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ESG에 대한 전문 이력이 있는 사외이사가 없는 셈이다.

우리사주가 추천한 후보 모두 ESG 전문가란 평가다. 윤순진 교수의 경우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환경사회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 요직을 맡아왔다.

류영재 대표도 사회적책임투자·ESG·주주권행사 컨설팅 전문기업인 써스틴베스트를 운영 중이며 현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경력 외에도 현 정부와 친분이 있다는 점도 KB금융 이사회가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윤 교수는 현 정부의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를 비롯한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환경부, 서울시 등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류영재 대표 역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무원연금공단 등 활동이 눈에 띈다.

다만, 추천 후보자들이 주주이익을 위해 활동할 지는 미지수다.

윤순진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류영재 대표는 삼성 지배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구속 기소를 주장한 바 있다.

앞서 하승수 변호사의 사례를 감안하면 ISS에서 지나친 시민단체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문이다.

한편 일각에선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KB금융 우리사주 지분율은 1.24%에 불과하다.

우리금융, 신한금융 우리사주 지분율이 각각 6%대, 5%대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한 주총 안건은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주총에서 통과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KB금융 류제강 우리사주 조합장도 지분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연말까지 2%대까지 올리고 최종 3%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스저널리즘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뉴스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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