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금융노조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박홍배 위원장. 사진=금융노조.
지난 7월 금융노조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박홍배 위원장. 사진=금융노조.

지난 7월 결렬된 은행권 단체임금협상이 다시 열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용자협의회는 오후부터 실무자 협의에 들어간다.

오후 3시부터는 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과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이 독대할 예정이다.

금융 노사는 지금까지 대표자 회의 5번째, 실무자 협의 17번 등 총 26차례를 만났지만 서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 7월 이후부터 대화가 끊긴 상태다.

이에 금융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이마저도 결렬되며 파업 준비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8월부터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 앞 1인 시위까지 벌이며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지만, 은행 경영진은 무리한 요구라며 끝내 대화를 거절해 왔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이유는 임금인상률 때문이다. 노조는 3.3% 인상을, 경영진은 동결을 요구했다.

이후 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3.0%, 경영진이 0.3% 인상 등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는 듯 보였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러다 상황이 급반전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가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했기 때문이다.

당내 노동계를 대표할 인물로 박 위원장을 점찍으면서 사용자 측도 계속 거부하기 껄끄러운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전당대회 전 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금융노동자의 노동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만큼 금융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금융노조 주요 현안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즉, 박홍배 위원장의 요구가 여당의 요구가 된 셈이다.

일단 임금인상률과 관련해선 공무원 인상률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산업, 수출입, 기업은행과 신·기보는 정부가 임금인상을 반영한 예산을 측정해 놓은 상황이다.

상위 직급은 1.8%, 하위 직급은 2.8%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노조는 같은 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대신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한 만큼 일부 기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노동이사제 도입, 금융인공제회 설립 추진 등은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이미 박주민 의원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공제회 역시 금융노조의 숙원 사업으로 이번 기회가 아니면 꿈을 이루기 힘들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추석 전까지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야 그 뒤부터 지부 단협을 체결할 수 있다”며 “산별 임단협은 빠르게 합의점을 찾아야 현재의 어려움을 노사가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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