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이동철 사장.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 이동철 사장. 사진=KB국민카드

KB금융지주가 과감한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은행 외에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버팀목의 주인공은 바로 KB국민카드다.

실제 KB금융에 막 합류한 KB증권, KB손해보험은 매년 수익이 들쭉날쭉했다.

KB증권의 경우 2017년 2717억원, 2018년 1789억원, 2019년 2579억원, 2020년 상반기에도 12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KB손보 역시 2017년 3303억원, 2018년 2624억원, 2019년 2343억원, 2020년 상반기 1440억원 등 실적 면에선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경우 2017년 2968억원을 올린 뒤 2018년 이동철 사장 취임 후에는 3292억원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19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순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3165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비은행계열사 중 으뜸이었다.

2020년 상반기 실적만 비교했을 때도 KB국민카드는 16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KB금융의 신임을 받기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동철 사장의 가장 큰 장점은 위기에 강하다는 것이다. 카드 업계가 수수료율 인하로 고심할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고객 수를 늘렸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 기반을 넓혀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수를 던진 셈이다.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총 회원은 2017년 말 1889만8900명에서 올해 상반기 1942만3600명으로 2.8% 증가했다.

6개월 내 한 번 이상 카드를 사용한 활동 고객도 805만9000명에서 902만명으로 11.9% 늘었다.

이동철 사장은 공격과 수비를 함께 전개했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1개월 이상 연체율의 경우 2017년 말 1.23%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08%로 0.15% 줄었다. 이는 2011년 3월 전업카드사로 분사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동철 사장이 위기에 강한 면모는 해외진출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이 가장 어렵다던 태국을 뚫은 것만 봐도 그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첫 해외지점으로 ‘KB대한 특수은행 센속 지점’을 열었다. 태국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하며 KB금융의 동남아 지역 비즈니스 라인 확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센속 지점은 중산층 밀집 거주 신시가지로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을 공략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신용대출, 자동차대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태국 여신전문회사 ‘제이 핀테크’의 의결권 지분 50.99%를 248억원에 인수한다.

2018년 진출한 캄보디아 ‘KB대한 특수은행’도 출범 10개월 만에 1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동철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언급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심의 해외사업 확장 전략이 한층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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