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 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은 1년 7개월 이상 같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란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율을 말한다.

한양증권(7.5%), IBK투자증권(7.0%), 미래에셋대우(6.0%), 교보증권(4.5%), NH투자증권(4.5%) 등 5개사는 2018년 12월 31일부터 이자율(기간 1~7일)이 요지부동이다.

기간이 1∼7일일 때 유화증권은 연 6.0%, 삼성증권과 DB금융투자는 각각 연 4.9%, 부국증권은 연 4.5%로 해당 증권사는 작년 1월부터 같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에서 딱 일주일만 돈을 빌려도 많게는 7% 넘게 이자를 내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에서도 이자율을 낮추지 않았다.

올 들어 이자율을 낮춘 곳은 신한금융투자(기간 1~7일 기준 연 4.4% →연 3.9%), 하이투자증권(기간 1∼10일 기준 연 5.8%→5.5%) 등 10곳 미만이다.

통상 신용거래융자는 이용 기간이 늘어나면 금리도 더 올라간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석 달 이상 투자 자금을 빌릴 경우 이자율이 9.9%에 달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7일 증권업계와 간담회 자리에서 증권사들의 고금리 신용융자 대출을 손보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은 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15조원 넘는 신용융자 대출 규모를 감안하면, 연 8% 금리로 계산 시 고객들이 증권사에 내는 이자 규모만 연간 1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는 내달 중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신용융자 금리산정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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