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허인 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허인 국민은행장이 KB금융의 차세대 리더 반열에 올랐다.

KB금융지주는 28일 차기 회장 후보로 허인 국민은행장의 이름도 같이 올렸다.

그동안 국민은행의 실적 순항을 이끈 점과 그룹 내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거듭나며 이사진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것이다.

2017년 국민은행 수장을 선정할 때도 허인 은행장은 무명에 가까웠다. 국민은행의 경우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 출신이 주류로 자리한 만큼 장기신용은행 출신인 허인 은행장이 낄 틈이 없다는 게 정론이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은행 내부는 노동조합과 갈등이 극에 달해 있던 만큼 이를 수습할 인물이 필요했다.

이때 허인 은행장의 이름이 첫 등장하게 된 셈이다. 허인 은행장은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노사화합의 적임자로 꼽혔다.

실제 허인 행장은 임명과 동시에 노조 천막농성을 가장 먼저 찾아 합의의 물꼬를 틀기도 했다.

허인 은행장이 노조의 마음을 돌릴 수 있던 이유는 단순히 노조위원장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허인 행장은 기업금융발전전략수립 TFT팀장, 대기업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신림남부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장, 여신심사본부장 등 거치며 누구보다 영업 현장 이해도가 높다.

은행장 직전인 2016년 국민은행의 영업그룹대표를 맡을 만큼 이미 실력도 검증됐다.

허인 은행장은 통일성 추구라는 명목 아래 획일적 틀로 착용했던 직원 유니폼도 과감히 없앴다. 이는 직원의 자율성과 수평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또 올해는 영업점 내 남직원 전용 휴게공간도 마련하고 있으며 본부부서는 팀원, 팀장을 동일라인에 책상을 배치해 수평적 분위기에서 업무가 가능토록 공간을 재배치했다.

이 모든 것이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의 능력 때문이다.

허인 은행장의 숨겨진 별명은 ‘아이디어뱅커’다. 임기 내 국민은행이 새롭게 선보인 PG 2.0, 알뜰폰 사업 등은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지난 2016년부터 운영된 파트너십 그룹(PG)은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다.

PG 2.0은 여기에 더해 거점지점을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대형점포로 탈바꿈하고 디지털 기반을 통해 지역 내 점포 간 체계적인 협업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 역시 과거 LG유플러스와 전개했던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서비스 출시로 통신사 선택권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예·적금, 카드 등 금융상품과 연계한 차별화된 요금 상품은 고객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 밖에도 바이오인증을 통한 신개념 출금 서비스를 선보였고 오는 10월에는 차세대 전산 ‘The K 프로젝트’가 오픈된다.

이제 업계에선 허인 은행장을 단순히 금융 수장이 아닌 디지털 혁신가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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