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두 달 연속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경제 상황을 점검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재확산되는 가운데 관심을 모았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출 감소폭이 다소 줄었지만 민간소비의 개선 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 투자는 조정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앞으로 국내경제의 회복 흐름은 코로나10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 올해 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를 상당폭 하회하는 –1%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결국 한국은행 입장에선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만큼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올초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4월 1.25%에서 0.75%로, 이어 5월에도 0.75%에서 0.5%로 내린 바 있다.

올해 기준금리를 0.75%로 내리며 경기 충격에 대비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실물경제가 조금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불확실성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금리를 내려 다시 한번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도 부담스럽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해 시중자금의 쏠림현상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금리 수준에서도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요 주택구입 세대인 40대뿐만 아니라 젊은 층인 2030세대에서도 주택 구입 붐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현재 이자부담이 크지 않아 은행 대출에 온 국민이 몰려있는 상황이다.

실제 가계대출은 4월부터 평균 6조원씩 늘고 있다. 증가폭은 6월 8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이중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5조1000억원, 신용대출도 3조1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일부에선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에 나선 서민들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이미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넘쳐 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내리게 되면 현재 상황에 더 부채질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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