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家)의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25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양래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조 회장의 차남 승계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한정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한지 한달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법률대리인은 "최근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 뿐 아니라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이자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족 간의 문제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주 및 임직원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범 사장의 재판결과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사장은 회삿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되면 조현범 사장의 경영 퇴진을 추진하거나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 횡령, 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에 복귀할 수 없게 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국내 최대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아트라스BX, 한국네트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이다.

조현범 사장은 기존 지분 19.31%와 함께 지난 6월 중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의 몫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이 42.9%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 지분 19.32%, 차녀 조희원 씨는 10.82%, 조희경 이사장은 0.83%를 보유하고 있다. 3남매 지분을 합하면 30%를 넘게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분 7.7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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