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본점 사옥
왼쪽부터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본점 사옥 ⓒ각 사.

신한금융지주 보험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통합 사명 선호도 조사에 돌입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내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출범에 앞서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사명 선호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통합 사명에 대한 임직원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서다. 사명 결정은 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며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한 상호가 사명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통합사명으로는 신한생명, 신한라이프, 신한오렌지라이프 등 3가지가 후보로 올랐다. 변경되는 사명은 이르면 내달 중 확정,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합법인 세 개의 후보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은 신한생명이다. 기존 신한생명과 같은 이름이지만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다.

신한오렌지라이프란 사명은 ‘길고 촌스럽다’는 내부 의견이 나온다는 후문이다. 신한라이프는 상조회사들이 사명 끝에 ‘라이프’를 붙이는 경우가 많아 상조회사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어 후순위로 지목된다.

다만 신한생명으로 이름을 정할 경우 사명에서 오렌지라이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기존 임직원들 사이에서 일부 반발이 예상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75억원으로 신한생명(916억원)보다 수익성이 높았다. 피 인수된다는 이유로 오렌지라이프의 이름이 사라지고 신한생명으로 변경되면 정체성 혼란으로 내부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이미 입수 합병(M&A)을 겪는 과정에서 회사 이름이 여러 차례 변경된 바 있다. 1987년 조지아생명보험 한국지사로 설립된 오렌지라이프생명은 1991년 네덜란드생명, 1999년 ING생명을 거쳐 2018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명을 변경하는 데에는 이미지 쇄신, 정체성 확립 등 여러 이유가 있으나 오렌지라이프의 사례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것이다.

오렌지라이프는 2013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팔렸고, 2019년 2월에는 신한금융지주로 매각됐다. 오렌지라이프는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ING란 브랜드 사용기간 만료(2018년 말)가 도래해 상표를 어쩔 수 없이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오렌지라이프 영업현장에서는 사명변경과 관련해 “대내외 이미지에 혼란만 가중하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또다시 사명이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이어서 설계사들의 피로감과 고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통합 사명을 정하고 물리적 통합을 이뤄내도 조직문화와 영업 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거 네덜란드 ING그룹에 속해 있던 오렌지라이프는 비교적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해온 반면 신한은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사명을 정하기 위해 두 회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 발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금융은 내년 7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통합을 위한 공동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업계 빅3 다음으로 농협생명과 4위를 다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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