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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것은 아무것도 없다 _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의 『나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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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것은 아무것도 없다 _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의 『나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 
  • 최선영 에디터
  • 승인 2020.07.07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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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저널리즘 = 최선영 에디터] 모두가 나의 편인 세상.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타인을 설득할 필요가 없는 세상은 얼마나 평화롭고 또 안락한가. 하지만 잘 알다시피 그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세상에 침투한 타인들은 모두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다. 문제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들과 싸우기보다는, 그들에게 호감과 안정감을 얻어내고 싶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직장에서. 우리는 덜 싸우고, 덜 설득하면서 ‘적’이 아닌 ‘내 편’을 만들고 싶어 한다. 경제적인 이득이나 정치적 전략 때문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평화라는 삶의 가장 중요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의 저자 코르넬리아 슈바르츠가 제안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은 무엇일까?

저자의 대답은 단 한마디다. 공감적 미러링(empathic mirrpring). 공감적 미러링이란 ‘우리의 입장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14~15쪽)을 의미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좋은 대화를 나누어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바로 미러링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는 미러링의 9가지 효과적인 기술을 소개하며 다른 이의 생각을 그대로 둔 채(!) ‘내 편’으로 만드는 과정을 풀어낸다. 그러나 이것은 무조건 상대에게 나를 맞추는 비굴함이 아니다. 놀랍게도 나 역시 내 생각과 가치관을 그대로 둔 채(!) 상대와 한 편이 될 테니 말이다. 우리 모두가 그 일에 성공하리란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시도해 볼 만은 하다. ‘인간은 처음부터 무리를 짓는 동물이었다.’(26쪽) 소통 능력은 곧 생존 능력이며 우리에겐 공감 능력이 내제되어 있다. 다만 오늘날 고도로 전문화된 사회와 그로 인한 고독감이 공감 능력의 발현을 막을 뿐이다. 우리의 마음이 굳어 있는 만큼, 이젠 공감 능력도 훈련되어야 하는 근육과 같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인간관계는 대부분 좋지 않은 대화의 질에서 나온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기술과 지적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비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땐 아이처럼 행동을 한다’(78쪽)고 말한다. 현대 사회는 인간관계의 질을 높이기엔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경쟁, 속도전, 다양한 가치 추구는 타인과 나의 간극을 넓히고 인간관계의 체념을 야기한다. 이 결과 대화의 질이 떨어져 서로를 공격하기에 바쁘다면? 그거야말로 승자 없는 싸움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죽어 있는 공감 세포를 살리고 미러링 기술을 통해 원활한 감정 교류와 더불어 평안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미러링은 상대에게 공감하겠다는 단순한 마음가짐만은 아니다. 미러링은 상대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관찰력이며 눈빛, 자세, 말투 등으로 전달하는 신체 언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즉 내가 아닌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이야기했을 때, 상대는 빠르게 ‘내 편’이 된다. 상대의 가치를 그대로 따르라는 게 아니다. ‘그것을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것’(188쪽)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상대가 가진 관심의 크기, 방향, 시간 지향 등 중요한 필터로 상대의 사고방식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미러링을 할 수 있다. 

물론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맞지 않은 타인을 마주할 때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 동시에 감정에 무력하게 휘둘리는 존재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찰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감정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274쪽) 이때의 성찰이란 나를 알고 타인을 알며 양쪽 모두 바꿀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서로가 서로인 채로 성공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이 ‘공감의 심리학’이 모두에게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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