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땅끝마을 행사 출발지에서 함께한 단원들(사진=사색의향기 제공)
전남 땅끝마을 행사 출발지에서 함께한 단원들(사진=사색의향기 제공)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정만용씨가 ‘2020 위대한 여정, 희망걷기’에 참가해 장장 600km의 한반도 종단을 마쳤다. 이번 ‘희망걷기’ 행사는 한중일난치병극복의료인회(대표 이왕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사색의 향기(상임대표 이영준)가 난치병 환우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 5월 2일 땅 끝 마을 해남을 시작으로 28일 정만용씨가 여의도 공원에 도착하며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정만용씨는 고령인 7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몸으로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수도까지 코리아트레일(옛 삼남길)을 도보로 종단한 것이다. 삼남 길은 조선시대 충청과 전도, 그리고 경상도를 거치며 한양으로 과거를 치르기 위한 선비나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오가던 길이다. 또 전라 좌수영이었던 이순신 장군이 옥살이를 하기 위해 한양으로 상경하던 길이기도 하다.

정만용 씨는 1946년 11월 천안 출생으로 1980년 한국 관광업체 파견 직원으로 일본 도쿄로 갔다가 정착했다. 1990년 한국 고등학생의 수학여행을 기획하여 승승장구 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며 사업가로도 꽤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2012년에 돌연 찾아온 파킨슨병으로 좌절을 맞보았다. 하지만 여기에 굴하지 않고 병마와 치열하게 싸우며 2018년에는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완주하며 환우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정만용 씨는 파킨슨병이 확진되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30분 이상 몸을 풀며 매일 8시간 이상 운동을 해 왔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그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병으로 몸이 돌처럼 굳어가는 증상이다. 희귀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1천만 명이상과 한국에서도 약 15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에게 전설의 복서로 잘 알려진 무하마드 알리, 교황 바오로 2세 등 유명인 또한 앓고 있는 난치성 질환이다.

정만용씨가 중주를 시작하자 주위의 뜻있는 사람들이 동참했고 같이 걸어가는 길을 외롭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 같이 참여했던 김모 씨는 “종주를 시작한지 이틀째 강진만을 걸을 때 모두 시장하여 식당을 찾았지만, 주위에 식당이 없었다. 그래서 부득이 강진 읍내에서 중국음식을 시켰다. 그리고 근처 정자에서 모두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그리고 식사를 마칠 때 쯤 빗줄기가 가늘어졌다.”며 하늘도 여정을 돕는 듯 했다며 일화를 말하기도 했다.

해남출발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사색의향기 제공)
해남출발 당시의 모습이다.(사진=사색의향기 제공)

행사를 주관한 사색의 향기 이영준 상임대표는 “이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려 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로 행사를 조용히 치렀다. 그렇지만 정만용씨가 이룬 성과는 작지도 조용하지 않다.”면서 “이번 ‘2020 위대한 희망걷기’를 통해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라며 노고를 치하했다.

정만용씨도 “이번 행사를 통해 고생은 많이 했지만,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제가 이렇게 병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환우들이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병을 고통이라 생각지 말고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며 각자의 병을 이겨내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에게 힘을 주었다.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 도보여행, 행복한 도보여행, 향기촌, SKT, SK증권, 구미시청 육상선수단, 울트라마라톤회 등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정만용씨의 국토 종단 장정을 응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