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결과 180석 달성에 대한 꿈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똑 같았다. 꿈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한쪽 편을 들게 되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즉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여당이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야당의 예측은 정확히 빗나갔고, 여당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국민은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보다는 지지를 선택했다.

이번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이슈는 단연코 경제폭망을 덮어버리는 ‘코로나 19 사태’였다. 선거 전 ‘코로나 19 바람’이 누구를 위해 불어줄지 예측이 어려웠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으로 위기대처를 잘못했다는 야당측의 주장과 K-방역 체계와 진단키트로 세계적 모범국가 되었다는 정부, 여당의 주장은 상반되었지만 결국 여당에게 힘이 쏠렸다.

최근 선거 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반추해 볼 때 선거결과가 과연 만족할 것인가 자문할 시점이다. “내가 선택한 결정이 잘되었다 아니면 내가 잘못했다”라고 답을 할 수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사건과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자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불거지면서 ‘전략적 지연작전’에 국민들은 “속았다”라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오건돈 전 부사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4월 7일 발생했다. 만약 선거전에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을 것이다. 신기한 것은 청와대, 여당, 부산성폭력상담소, 피해자 등등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었을 텐데, 최고수준의 엠바고(Embago)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누군가 조율을 하지 않고는 될 수 없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더불어시민당은 4월 28일, 양정숙 비례대표 당선인을 제명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했다. 국회 개원전에 신속한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중대한 사안(세금탈루를 위한 명의신탁 및 허위자료 제출 의혹) 터진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행 사건이 얼마나 되었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사건이 얼마나 되었나. 여당측 인사들의 언행불일치는 다반사이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에 대한 팩트와 이를 둘러싼 논쟁은 극과 극이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당사자들은 자기논리에 몰입한다. 이런 추한 언행이 국민들의 눈에 포착이 된다. 그런데도 상대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의 논리를 ‘말장난’ 수준으로 시간을 떼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명언을 가장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과연 누구인가. 한심스럽다.

정치는 한마디로 국민행복을 위한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가 국민불행으로 가고 있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중단시켜야 한다. 이것이 곧 선거라는 도구이다.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는 신성시 되어야 한다. 어떤 불법수단 즉 부정이 개입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 신성한 민주주의 제도가 온전히 보존되기 위해서는 정치인이 아닌 국민의 손으로 심판하고 지켜야 한다.

요즘 세상에서 어느 누가 드러내놓고 부정, 불법선거를 하겠는가. 문제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해지는 무서운 ‘권모술수’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 직전에 벌어지는 판세를 좌우할 이슈를 어떻게 유불리하게 대응하느냐에 표심의 향배가 달라진는 것이다. 국민들의 판단은 예민하다. 지금까지는 국민의 판단이 “현명했다”라고 줄곧 평해왔다.

그러나 21대 총선의 결과는 꼭 현명했다라고 평하기에 부족한 듯한다. 정부와 여당의 ‘전략적 지연’ 술책과 공교롭게 불어닥친 코로나 19사태가 바람으로 작용했다. 이에 민감한 국민은 감성에 이성을 조금 양보한 듯하다. 현명한 국민은 ‘나쁜흔적’을 기억하고 때가 되면 심판해야 한다. ‘성직자 수준의 도덕’을 야당에 요구하듯이 여당에게도 더 강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여당에게는 달콤한 ‘180석’의 그림에 흙탕물의 반점이 생기고 있다. 여당의 선거 4연패가 과연 신화인가 비극인가를 국민의 편에서 결정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진실과 냉정한 전후를 살펴서 향후에는 정치가 국민의 편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현 한국소셜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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