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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기”로 바라보는 현 “코로나19”사태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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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기”로 바라보는 현 “코로나19”사태의 비평
  • 김규용 기자
  • 승인 2020.03.19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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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의 시작부분이다.
영화 "감기"의 시작부분이다.

국내에선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국내에서 전파되는 현상보다도 국외에서 전이되어 들어오는 역전이가 더 중점을 두어야 하는 상황으로 우리나라의 “코로나19”의 대처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처능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해 한국을 롤 모델로 삼아 코로나19 확산방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WHO는 얼마 전에 세계적인 유행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고, 세계 최강국이라고 하는 미국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새삼 2013년도에 개봉했던 김성수 감독의 영화 “감기”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 “감기”는 스토리의 진행이 좀 과장되면 면은 없지 않다. 그러나 본질에서 정치적인 측면과 재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위기상황 때 개인의 행동 양상들은 잘 묘사되어 있다. 영화 “감기”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확산에서 오는 공포를 중심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위기상황에서도 인본주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로는 위기에 닥쳤을 때 나타나는 개인들의 이기주의와 집단적 이기주의에 대한 경각심이다. 또한, 세 번째로는 잔잔하게 녹아있는 우리 사회 구조적 모순을 고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 가족 간의 유대를 보여주기도 한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감기’는 당시로는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 ‘감기’를 개봉한 2013년이 당시가 아닌 2014년을 배경으로 작품을 연출했다. 지역도 분당이라는 실명을 사용하며 현실감을 높였다. 당시 김 감독은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린아이와 그 부모가 아이를 살리기 위한 이기심에 대해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생존에 대한 희망을 어린아이로 설정한 점,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며 열심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통해 재난이 극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자를 살처분하는 장면, 그리고 그 장소를 분당 종합운동장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구제역으로 돼지를 살처분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만약 그런 일이 사람에게도 일어난다면….”이러 생각을 하며 공포심이 생겼다는 것. 그래서 경각심 차원에서 장소를 사람들의 축제의 장소인 운동장을 택해 축제의 장소가 지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감기"의 첫 화면 밀항자들이 컨테이너에 실려 떠나려는 모습이다.(사진=영화캡쳐)
영화 "감기"의 첫 화면 밀항자들이 컨테이너에 실려 떠나려는 모습이다.(사진=영화캡쳐)

바이러스 유입경로를 통한 사회에 주는 메시지

영화의 첫 장면은 외국인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위해 한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기 위한 배를 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밀입국자들은 컨테이너에 갇힌채로 밀항을 해야 하는 최악의 환경이다. 밀항을 돕는 사람은 “It will get colder. If you don't want to die, stay close. I know you need money. You all doing this for your family.(매우 추울 겁니다. 죽고 싶지 않다면 서로 가까이 붙어 계세요. 나는 당신들이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당신들은 가족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란 걸 이해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이 기침을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보지 않고 결국 "Have a nice trip. (여행 잘하세요)”라며 문을 닫는다. 그리고 컨테이너가 평택항에 도착하며 이송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장면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물론 김성수 감독은 시나리오 상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경로를 설정하기 위해 각색한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2015년 이후로 줄었지만, 당시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저소득 국가의  사람들이 목숨을 담보로 한국행 밀항선을 선택한 일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밀항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인명피해를 주곤 했다. 밀항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몇몇 사례만 보더라도 위험 천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2013년 10월 이탈리아로 향하던 선박이 밀입국자 수백 명을 태우고 람페두사 섬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이때 확정된 사망자 113명, 추정되는 사망자 수는 300여 명에 이른다. 또 다른 사건으로 2014년 9월에 밀입국 브로커의 의도적인 살인으로 500여 명이 집단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5년 4월에도 리비아 인근 해안에서 난민선이 침몰하여 820여 명이 사망했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가족의 생계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목숨을 건다. 그리고 밀입국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절박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영화 ‘감기’는 이들 밀입국자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숙주인 밀입국자가 바다를 건너오며 바이러스가 사회에 퍼지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다. 밀항자들을 컨테이너에 실었을 때 기침을 하는 사람이 한 사람있다. 그러나 밀항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사람들이 전부 사망했다. 그리고 밀항자를 인계하는 일을 하던 영화 속 병기와 병우가 이들을 발견한다.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영상을 찍어 떠나려 했다. 찰나 단 한 명이 살아서 꿈틀대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게 생색낼것 없잖아요. 그쪽 직업인데..."라고 말하는 인애
"그렇게 생색낼것 없잖아요. 그쪽 직업인데..."라고 말하는 인애

사회 시스템이 만든 의무와 도덕 불감증에 대해

한편 강지구(장혁 분)는 소방대원이다. 지구는 위험한 일을 마다치 않고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구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로를 달리다 지하철 건설 현장으로 떨어져 위태롭게 걸쳐있는 차량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이때 지구는 자청해서 크레인에 밧줄을 매고 내려간다. 차 안에는 인애(수애 분)가 위태롭게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아래로 내려온 지구는 위태롭게 걸쳐있는 차가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가까스로 인애를 구해낸다. 그리고 지구는 인애의 아름다운 미모에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인애는 고맙다는 말은커녕 “그렇게 생색낼 것 없잖아요. 그 쪽 직업인데….”라며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며 구급차에 실려 떠나간다. 그리고 지구는 “고맙다.”는 말을 꼭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못내 서운하다. 

소방서로 다시 복귀한 지구는 인애를 구출할 때 보았던 인애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동료 경업(유해진 분)은 “어떻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하고 그냥 가냐... 우리는 그 한 마디에 무지하게 보람을 느끼는데….”라며 지구에게 위로하듯 말하지만 지구는 오히려 인애를 두둔한다. 그리고 때마침 소방서로 걸려오는 인애의 전화. 인애가 차안에 중요한 논문이 담겨있는 가방이 차와 함께 아래로 추락해 버린 것. 그것을 찾기 위해 차량 추락 현장에서 다시 만난 지구에게 아래로 내려가서 가방을 가져다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지구는 지금 자신은 업무가 끝났고 가방을 꺼내주는 것은 자기 일이 아니라며 거절한다. 그러나 인애에게 마음이 쓰였던 지구는 동료 경업에게 부탁해 결국 크레인에 몸을 매달고 지하로 내려가 가방을 찾아 올라온다. 때마침 가방 안에 있던 인애의 전화가 울리고 인애의 딸 미르(박민하 분)에게 걸려온 전화를 지구가 받는다. 그렇게 딸 미르를 만나 가방을 전해주며 미르를 알게 된다.

딸 미르는 지구에게서 받은 인애의 가방을 집으로 돌아온 인애에게 건네준다. 그러면서 “내가 최고지?”라며 엄마 인애에게 어리광을 피우기도 한다. 그리고 없어진 것 없는지 꼼꼼히 보라고 말한다. 혹시 몰라 지구의 명함을 받았다고 어른스럽게 성숙한 말을 한다. 미르는 상으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애교를 피운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미르를 만류하며 떡볶이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대신에 한다. 그러나 미르와 같이 떡볶이를 먹으려던 그때, 인해에게 병원에서 원인 불명의 위급환자가 있다며 호출한다. 미르는 혼자 먹을 수 있다며 빨리 다녀오라 말한다.

장면은 강아지를 구하고 경업이 강아지 주인에게 다가가면 면박을 받는 장면이다.
장면은 강아지를 구하고 경업이 강아지 주인에게 다가가면 면박을 받는 장면이다.

한편 지구는 하수구에 빠진 강아지를 손을 넣고 구출해 강아지를 주인에게 돌려준다. 그러자 경업이 강아지 여주인에게 다가간다. 강아지를 안은 강아지 주인은 강아지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밍키 힘들었지... 어떡해.. 어떡해... 엄마가 미안해! 마미가 쏘리해요.”라며 강아지를 쓰다듬는다. 경업이 강아지를 보며 “젓 땠어요?”하고 묻자 강아지 주인은 “아저씨! 구조는 입으로 하시는 게 아니 예요!”라며 면박을 준다. 여기서도 마치 자신의 허드렛일을 대신에 해주는 당연한 사람인 듯한 태도에 화가 나는 것은 왜일까? 이때 경업음 볼멘소리로 지구에게 “나도 퇴직하면 사소한 것으로도 계속 전화할 거야. 등도 긁어달라고 하고…등”라며 고마움을 모르는 사회에 대해 비꼰다.

그리고 장면은 병원으로 옮겨지며 관계자들이 회의하고 있다. 그때 긴급하게 뛰어 들어온 간호사가 같은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고를 한다. 그러면서 긴급한 상황으로 발전한다. 도시 각지에서 사람들이 쓰러지며 등 이로 인해 크고작은 사고가 계속 발생한다.

퇴근한 지구는 미르의 도움 요청에 거절하지 못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몽싸이를 찾으러 같이 움직인다. 너무나 힘들고 피곤한 지구는 문득 “엄마는 어디 갔니? 엄마에게 전화하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르는 “안돼요. 엄마 바쁠 때 전화하면 안돼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지구는 “엄마는 바쁜 사람이고, 아저씨는 한가한 사람이야?”라며 웃으며 말한다. 그렇지만 막무가내로 몽싸이를 찾아야 한다고 미르가 떼를 쓰자 “아저씨 이렇게 막 부르고 그러면 안 돼.”라며 미르에게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말은 아마도 사회에 던지는 한마디의 일침처럼 느껴진다. 지구는 “아저씨 간다.”며 졸리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결국 미르를 외면하지 못한다.

최동치 국회의원이 바이러스를 발견한 병원에 방문하여 양박사와 대화하는 장면이다.
통신과 인터넷을 막자는 총리와 정치인들...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하는 개인과 집단 이기주의

질병관리대책본부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지역구 국회의원이 등장한다. 양 박사는 국회의원에게 “판데믹의 전조”라며 “분당을 당장 폐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동치 국회의원은 분당이 무슨 조그만 동네냐 폐쇄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뒷감당은 당신이 할 거냐며 윽박지른다. 최 의원은 분당을 폐쇄하면 이후 자신에게 돌아올 지역민 비난의 화살을 걱정한다. 그리고 전문가가 경고하는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하며 "식사나 하고난 후 다시 대책 회의를 하자."며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다. 당시 국민이 생각하고 있던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표현할 것이다.

최 의원은“당신 박사죠. 당신이 청와대 가서 인가받고 처리해라”는 식의 막말을 던진다. 그러면서 전문가들과 경찰들에게 관리 잘하라는 식으로 안하무인 격으로 대한다. 때마침 밖에서 건물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환자가 밀려들어 온다. 그러자 이때 최 의원은 옥상으로 올라가서 가족에게는 빨리 분당을 떠나라고 전화한다. 그리고 자신과 의료진은 소방헬기를 타고 지역을 벗어나 서울로 향한다.

서울로 온 최동치 의원은 총리에게 공식발표부터 하자고 한다. 그러나 총리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더 난리를 친다며... 여기서 대화 내용이다.

최동치 의원 : 공식발표부터 먼저 하는 게 맞습니다.
총리(김기현 분) : 인간이란 게... 위기상황에서 절대 침착해 질수가 없어요. 오히려 발표를 듣고 공포심에 난리를 치면 그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겁니다.
A 의원 : 그러지 말고 총리님 말대로 하자니까.
최동치 의원 : 제 지역구예요. 나중에 이 문제로 엄청나게 들고 일어날 거라 구요.
A 의원 : 최 의원~
B 의원 : 뭔 일이 터졌어요?
A 의원 : 모처럼 이긴 보궐선거 뉴스가 다 묻힐 뻔...
양박사 : 시민들에게 감염 위험을 더 빨리 고지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일동 무시-
최동치 의원 : 이따가 기자회견할 때 제가 총리님 곁에 서는 건 어떨까요?
총리 : 최 의원~  지금부터 수습절차는 나한테 좀 맡기세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수용한 수용소의 전경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수용한 수용소의 전경

이후 조치된 선 격리 후 조치는 국민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번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대응체계와는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하며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인다. 이번 정부에서 보여준 폐쇄하지 않은 대구, 그리고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모습과는 너무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시행된 격리조치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수용한다. 먼저 48시간 수용 후 이상이 없으며 격리에서 벋어난다는 것. 하지만 이 또한 분당인구가 밖으로 나와 기타지역을 감염하는 것을 막는 단순 처사인 것이다. 양 박사는 한꺼번에 수용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반대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서울로 번지는 상황을 두려워한 집단 이기주의는 일단 가두고 보자는 식의 대처 방법인 것. 그러며 양박사의 의견은 일언지하에 묵살된다.

더해 정치적 이기심은 한술 더 뜬다. “요즘은 각종 SNS로 사람들이 막 연락하며 악성루머를 퍼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에 분당 지역구의 최 의원은 웃으며 “그럼 분당의 기지국을 폐쇄하고 인터넷을 막으면 될 것 아닙니까 예?”라고 말한다. 이에 총리도 “아 그거 나쁘지 않네요. 위기일수록 통제방식이 단순해져야 합니다.”라며 말한다. 양 박사는 이에 반발하며 “제가 말씀드린 격리방식은 이런 식이 아닙니다. 집단수용하듯 다 몰아넣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지만 역시 묵살된다.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당시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을 고발하고 이었을지도 모른다. 김성수 감독은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검증을 거쳐 가장 현실적으로 만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미르가 지구를 못 믿자 신분증을 보여준다.
미르가 지구를 못 믿자 신분증을 보여준다.

아이의 눈을 통해 비춰진 우리 사회의 단면

미르는 똑똑하지만 순수하다. 영화에는 곳곳에 아이가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처음 미르와 지구와의 만남에서도 현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르가 지구와의 첫 만남은 엄마 인애의 가방을 돌려주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가방을 전해주러 온 지구에게 미르가 던지는 말은 전후도 없다. 물론 모르는 사람이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마찬가지다.

미르 : 왜 이렇게 늦었어요? 집에 가야 되는데 아저씨 때문에 못 갔잖아요.
지구 : (웃으며) 쳇.. 차가 많이 막혀가지고...미안하다.
미르 : 아저씨 이름 뭐예요? 뭐하는 사람 이예요?
지구 : 이름?
미르 : 우리 엄마가 모르는 사람하고는 절대,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지구 : 아 그랬어. 아저씨 강지구라고 구조대원이야. 구조대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여기 봐봐 여기 써 있잖아.
미르 : 나 글씨 모르는데...

사실 이 대화의 시작은 엄마의 가방을 가져다 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언어적 표현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이 모르는 사람인것을 감안하더라도 엄마전화를 받은 사람이고 가방을 전해주려 온 사람인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어린아이의 잘못은 아닌다. 이처럼 대화에서 글을 모르는 어린 아이까지 언젠가 우리사회는 타인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대화는 관객들도 당연시 여기며 가볍게 영화의 전개를 도와주는 장면이다. 이처럼 관객도 당연하게 받아질 만큼 우리사회는 어린아이들에게 불신을 먼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부분은 사회가 그 만큼 불안하기 때문인 점을 묵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정람 좋은 교육인 것인가에는 많은 의문점이 든다. 이렇게 어린아이에게 무조건 불신을 가르치는 것은 미래의 아이들에게 줄 영향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안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우해 어른들의 노력과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또 미르가 몽싸이를 도와달라며 찾다 지쳐 가게에서 도너츠를 먹으며 하는 대화도 눈에 뛴다.

영화 속 "미르"가 "지구"와 대화하는 장면이다.
영화 속 "미르"가 "지구"와 대화하는 장면이다.

미르 : 있잖아요. 나랑 오늘 이거 먹은 거 엄마한테 비밀이다요. 알았죠?
지구 : 엄마한테 절대 말하지 않을께. 근데 미르야 아저씨도 이제 집에 가야지...엄마는 됐고, 아빠 전화번호 알지.. 아빠 전화번호 좀 불러 봐봐.
미르 : 아빠 안돼요. 엄마 울어요.
지구 : 엄마가 왜 울어?
미르 : 엄마 아빠 때문에 매일 울었어요. 요즘도 가끔 몰래 울어요.
지구 : 미르는 아빠랑 같이 안살아?
미르 : 아빤 미국에 있어요. 엄마랑 미르 버렸어요.
지구 : 말도 안돼. 고래 아가씨!(미르가 동요 코끼리 아가씨를 계속 불렀다.) 이렇게 이쁜 미르를 누가 버려.
미르 : 버렸어요. 버렸으니까 미르 생일 때도 입학식에도 안 오는 거예요. (울먹이며)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구 : 알았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참 간결하다. 여기서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인애가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이혼녀라는 것만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미르는 아버지가 없는 자신에 대해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피해 의식이 있다. 사실 이 영화 속 대화는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작은 메시지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보면 미르는  ‘참 똑똑하게 잘 키운 아이’의 표본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화에 이의를 달 수 있는 우리의 처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위에서 집어본 내용이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미르는 본질적인 착한 인품을 가진 순수한 아이다. 지구가 먹지 않고 있는 음식을 보며 “근데 그거 안 먹어요?”라고 묻자 지구는 “이거 왜 미르 먹을래? 먹어.”라고 말한다. 그러자 미르는 “아뇨. 몽싸이 만나면 주려 구요.”라며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순수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김성수 감독이 이러한 세밀한 면에까지 배려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를 보며 따뜻해 보였던 대화 내용이다. 이러한 점들을 살펴보면 누구나 선한 마음이 우선해서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사람은 상호 교감을 통해 사회가 발전해 나간다. 이기적인 모습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는 메시지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대통령(차인표)이 시민들에게 발포를 막기위해 미국요원에게 대항하고 있다.
대통령(차인표)이 시민들에게 발포를 막기위해 미국요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국가 통수권자의 의미와 중요성

영화 속 대통령 역으로 배우 차인표가 열연한다. 배우 차인표는 많지 않은 분량을 출연하며 관람객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 역할에서 국민에게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낍니다. 저는 분당에서 발생한 신종조류독감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립니다. 고립된 분당신도시 민 여러분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십시오.”라며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총리와 정치인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걱정하며 폐쇄를 명령하고 시민들에게 강제 대응도 불사한다.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명분으로 분당지역을 완전히 폐쇄한 것을 넘어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총살하여 매몰한다.(영화에서는 총살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추측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시민들이 현실을 알게 되고 분당을 벗어나려는 폭동이 일어난다. 그러자 총리와 미국 CDC(질병관리본부)는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발포를 명령한다. 이에 대통령은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러자 총리는 “지금 분당을 폐쇄하라는 여론이 35%에서 95%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제발 국민 여론을 따르십시오.”라며 대통령에게 답답하다며 윽박지른다.

이러한 총리와 미국의 압력에 대통령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실질적인 명분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양 박사가 몽차이의 혈청을 맞고 항체가 형성되어 병이 치료된 것을 CCTV화면으로 발견한다. 그러며 항체가 있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대통령에게 전한다. 그렇지만 총리와 미국 CDC요원은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하며 분당을 폐쇄하고 라인을 넘어오면 발포하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

한편 시민 중 선동자(마동석 분)는 “서울로 올라가야 우리에게 살길을 만들어 줄 것이다.”라며 폐쇄라인을 뚫고 서울에 진출하려 한다. 그러자 총리와 미국 CDC의 스나이더는 미 항공모함에서 폭격기에 화염 폭탄을 실어 분당을 폭격하려고 한다. 이때 총리는 “한·미 협정에 따라 군사 작전권을 미국에 넘긴 것이다.”라며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폭격을 진행하려 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수도방위사령부는 온전히 대통령에게 명령권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방위 사령부를 연결하여 대통령이라 밝히며 “분당 상공에 폭격기가 들어오면 피격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발포를 막기위해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통령
발포를 막기위해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통령

이 몇 마디의 말로 배우 차인표의 극중 인물평에 “저러한 대통령이 이 나라에 있어야 한다.” “차인표를 대통령으로”라는 등 댓글까지 달렸다. 이러한 면들을 보면 우리에게 이런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의 필요성을 사람들은 피부로 느꼈던 듯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자신을 국민이 대표로 선출한 사람임을 명심하고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정치권의 반대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화 ‘감기’는 당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지나친 민족주의와 반미의 감정을 부추긴다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혹평을 받은 것. 그러나 이야기의 전개가 사실과 근접하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감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정부의 빠른 대처와 진단으로 확산 속도가 빨리 퍼지는 것처럼 보였다. 결과론적으로 이런 발 빠르고 정확한 대처가 코로나19 잦아드는 진정국면으로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볼때 바이러스의 정보를 정확히 알리고 국민들과 함께 극복하는 모습은 세계에서도 좋은 사례로 남기고 있다. 이러하지만 타국에서 아직도 정보를 숨기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이처럼 정부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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