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시! 시란 무엇인가? 시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말하는 것은 감각과 감정의 폭이 높은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대중성이 없으면 그 가치를 잃고 만다. 지난 2일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서는 ‘시처럼 음악처럼’의 주제로 강백수 시인이 특강을 진행했다. 강백수 시인은 시인이면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특강에서 ‘시의 본령은 노래이다. 노랫말은 시와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2008년 ‘시와 세계’로 데뷔했다. 세 권의 산문집, 가수로 13년 1집 “서툰 말”, 16년 2집 “설은” 등 정규앨범을 냈다. 강백수 시인의 이름은 가명이다. 문단이 보수적인 면을 들며 시인이 음악을 한다는 것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시를 ‘강민구’라는 본명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다.

강백수 시인은 “보수적인 문단 때문에 예명으로 시인 활동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음악 활동에 대해서는 숨겼다.”고 했다. 그러나 시인은 “시의 본령은 노래이다. 노랫말은 시와 다르지 않다.”며 시와 음악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재 시와 음악을 즐겁게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시인의 이런 행보를 역시 문단은 시인을 비판했다. 그러나 시인은 2016년 노벨문학상을 밥 딜런이 수상하는 것을 봤다. 그러며 ‘대중음악의 가사가 이제야 문학의 영역으로 인정받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단에서는 ‘대중음악이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비판’이 있었다고 했다. 

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그러나 강 시인은 생각이 달랐다. 그래서 준비된 이번 특강을 ‘시를 즐기는 마음으로 노랫말도 즐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강연에 나섰다고 했다. 시인은 시란 “감각과 감정이 확장된 언어예술이다. 역시 음악도 언어가 가진 한계를 음악과 증폭하는 종합예술‘이라고 했다. 이러한 시와 음악의 하모니는 언어가 가진 불완전성을 극복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통해 강 시인은 이 두 가지를 활용해 삶을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비슷한 테마의 시와 노래를 찾아 같이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별’ 대한민국 대중가요에서 가장 흔한 감각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테마가 같은 시와 음악을 접해서 활용해 보면 풍성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시인은 예시를 들었다.

시로는 기형도의 ‘빈집’을 들었고, 대중음악으로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제시했다. 시인은 기형도의 시 ‘빈집’을 읽을 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악기연주나 가창표현 등 같이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다. 그래서 복잡하고 어려운 표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시를 즐기면 풍성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현재 대중가요에 시가 접목된 경우가 많이 있다. 이를 활용해 본다면 풍성하게 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처연한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마야는 ‘진달래꽃’을 악에 받친 여성의 울부짖음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똑 같은 시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예라고 말했다. 또 ‘푸르른 날’을 지은 서정주와 송창식이 ‘푸르른 날’을 예로 들며 풍성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시에 대한 해석의 폭이 좁아지는 면이 생긴다고 했다.

세 번째는 ‘시적인 노랫말 즐기기’라는 내용으로 설명했다. 시인은 대중음악에서 음악을 걷어내고 가사만을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전혀 다른 느낌의 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이 제시한 예는 ‘조용필의 꿈’을 추천했다. 시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 차를 탔을 때, 조용필의 꿈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꿈이라는 제목으로 인해 어렸을 때는 가사의 의미 없이 희망찬 노래라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이후 가사만을 읽어보니, 정말 쓸쓸함과 슬픔이 전해졌다고 했다. 그런 색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가사만 읽어보는 것을 권했다. 

그러면서 ‘조용필의 꿈’이라는 노래가사에 ‘눈물을 먹는다.’는 내용을 보면서 “눈물을 삼키며 혼자 밥을 먹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 내용은 처연한데 노래의 음악은 굉장히 밝고 힘찬 느낌을 낸 다고 했다. 시인은 노래가 ‘서울’을 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63빌딩과 잠실타워를 보면 찬란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러나 세심하게 살펴보면 어두운 면과 외로운 면을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시인은 ‘조용필의 꿈’은 밝은 음악 속에 쓸쓸하며 어두운 가사는 서울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강백수 시인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규용 기자)

강 시인은 “음악과 문학을 같이 했지만, 두 장르는 각각 다른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대중가요에 대해 세속적이고 통속적이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가요에는 “찾아보면 아름다움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분은 시를 접하기 어려워했다. 그러나 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마음이라는 것이다. 또 강 시인은 “노래를 어렵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강시인은 “노래는 시처럼 아픔답게, 시는 노래처럼 친근하게”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지역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 했다. 강연에 참여한 한 시민은 “시와 대중가요를 예로 들며 설명해 주는 시인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를 평소에 잘 접하지도 이해도 잘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강 시인의 오늘 설명으로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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