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 문학제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오원숙 기자)
오장환 문학제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오원숙 기자)

시인 오장환! 월북 문인으로 알려지며, 문학성이 뛰어나 많은 업적을 남기고도  재대로 평가받지 못한 인물이다. 시인 오장환은 1918년 충북 보은에서 천석지기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하며 미당 서정주와 절친한 친구이었다, 그러나 서정주가 변심하며 친일에 복무하자 멀어진 인물이다. 1946년 월북해 1947년 러시아로 지병인 신장결핵을 치료하기위해 건너가기도 했다. 이후 1951년 숙청되었다는 설과 1953년 남로당 사건에 휘말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생사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오장환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문학제가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열렸다. 충북 보은은 1988년 7.19 조치로 해금된 이후 1996년부터 오장환 문학관을 열어 시인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있다. 보은군의 뱃들공원 일원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그 규모도 대단했다. 첫날인 18일에는 시인 오장환의 추모 문학제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19일은 작가와의 만남과 판소리 마당극 “나요, 오장환이요”와 시상식이 열렸다.

정상혁 보은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오원숙 기자)
정상혁 보은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오원숙 기자)

충북 보은은 대추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날 행사는 대추축제와 함께 진행되어 인파가 더욱 많았다. 이는 사람이 많이 오는 축제에 선생을 더욱 알리고자 하는 보은군의 노력이다. 뱃들공원 한편으로 마련된 오장환 문학관이 마련되었다. 시인의 삶을 재조명하고 디카시 수상작을 전시했다. 이곳이 ‘작가와의 만남’의 무대가 되었다. 참여한 작가는 박지웅 작가, 신현림 작가, 이산하 작가, 길상호 작가 등 국내 저명 문인들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초정된 카잘스챔버오케스트라의 초청공연이 오후 2시부터 이어졌다. 이후 판소리 마당극 “나요, 오장환이요”가 진행되었다. 마당극은 윤이주 소설가의 대본과 조동언 국악인 연출을 맡았다. 이후 오장환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문학상 시상식에는 광주전남 지역 작가와 보성지역 문화인, 보은 지역 문화인들이 함께 참여했다.

오장환 문학상을 수상한 이근화 시인(왼쪽)과 장상혁 군수(사진=오원숙 기자)
오장환 문학상을 수상한 이근화 시인(왼쪽)과 장상혁 군수(사진=오원숙 기자)

문학상 시상식의 인사말에 나선 정상혁 군수는 “일제 강점기에 내 나라말과 내 나라 글을 쓰지 못하는 아픔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아픔을 겪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한 시절을 꿋꿋한 절개로 지켜온 오장환 시인을 더욱 알리는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추축제기간을 10일 간 100만 명이 즐기는 축제라 했다. 그러면서 방문객들에게 “오장환이 이곳사람”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은군민에게 오장환 시인의 마을 이라는 것을 알려 자긍심을 심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에서 오장환 문학상에 이근화 시인이 시집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로 수상했다. 또 신인문학상에는 신성률 시인이 시‘파이프’로  수상했으며, 신설된 디카시(디지털 카메라 사진과 시의 합성어) 신인문학상에는 강영식 시인이 작품 ‘망부석’으로 영애를 안았다.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신성률 시인(사진=오원숙 기자)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신성률 시인(사진=오원숙 기자)

박수연 평론가는 이근화 시인의 시에 대한 평론으로 “차분하고 이지적인 시선으로 삶의 장면과 시간, 관계, 풍경을 세심한 관찰을 통해 나직한 목소리로 표현했다. 일상의 개별 존재로 갈등 및 사랑을 촘촘한 언어로 담았다.”는 평을 내 놓았다.

신성률 신인문학상을 받은 시인에게는 함순례 시인이 평을 했다. 함 시인은 “구체화된 현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시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시의 세계가 암시적이며 이미지 변주를 통한 중층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하며 심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디카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강영식 시인에 대한 심사평을 이상옥 시인이 진행했다. 이 시인은 “영상과 문자가 하나의 시로 표현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망부석이 화자로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문자와 결합해 훌륭한 시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카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강영식 시인(사진=오원숙 기자)
디카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강영식 시인(사진=오원숙 기자)

이날 시상식은 신설된 디카시 문학상으로 색다른 의미의 시상식이 되었다. 시와 영상의 만남이 많은 부분에서 이루어 졌지만, 문학상의 경우에는 색다른 의미가 있다. 문학은 문자로 말하는 것이어서 영상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시대의 변천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 일 것이다.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모인 이번 시상식은 수상자들이 수상소감과 이번에 수상한 시를 낭송하며 막을 내렸다. 한편 구왕회 보은문화원 원장은 “시인은 고향과 보은을 사랑한 천재 시인이다. 제23회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많은 사람이 찾아주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수고해 주신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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