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작가(왼쪽부터), 가수 백아, 이상엽 아나운서이다.(사진= 김나경 기자)
김연수 작가(왼쪽부터), 가수 백아, 이상엽 아나운서이다.(사진= 김나경 기자)

사람들은 누구나 음악을 즐겨듣는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에 엔돌핀 지수가 상승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비단 작가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작가들도 글을 쓰거나 시를 쓸 때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작가들이 미디어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고뇌하는 표정으로 골방에 앉아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 작가들은 작품을 작업할 때 다양한 예술을 접하고 체험한다. 음악도 그 중의 하나이다. 시를 쓸 때 감성이 비슷한 음악을 들으면 감성의 증폭으로 더 애잔하거나 활기찬 시가 나오곤 한다. 지난 9일 창작촌 야외무대에서는 ‘음악의 맛’이란 주제로 가을 축제가 열렸다. 서울문화재단 연희문학창작촌이 작가들과 함께 모여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든 것이다.

‘음악의 맛’이란 주제로 열린 이 축제는 음악에도 맛이 존재할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음악과 관련있는 작가들이 모여 음악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작가가 선정한 뮤지션들의 노래와 연주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이번 축제는 창작촌에 상주하는 작가와 방문 작가들과 인근 주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열렸다.

최정화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최정화 작가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축제의 사회는 KBS 이상협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이상협 아나운서는 2012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데뷔했다. 이날 축제를 위해 한국작가회의 이경자 이사장이 축사를 했다. 이 이사장은 좋은 작가와 좋은 음악을 같이 만나는 것은 작가의 문학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제는 ‘음악 안의 나’, ‘내 안의 음악’이라는 주제로 1부와 2부를 나누어 진행되었다. 김연수 작가는 1993년 작가세계에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하며 활동하고 있다. 김 시인은 가수 ‘백아’를 선정했다. 시인은 평소 시를 쓸 때나 평시에도 음악을 자주 듣는다 말했다. 그러면서 글을 쓸 때와 그냥 음악을 들을 때와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글을 쓸 때는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이것은 작가가 글을 쓰면서 이입이 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음악을 매우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을 전해 들으며 이상협 아나운서가 BTS(방탄소년단)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작가는 BTS를 비틀즈로 착각해 관중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쌈바 밴드 '화분'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쌈바 밴드 '화분'이다.(사진=김나경 기자)

또 음악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김 작가는 일본 일렉트로닉 1인 밴드 ‘World's End Girlfriend'를 언급했다. 그러며 자신의 소설집 ‘세상의 끝 여자친구’가 그 이름을 따왔다고 밝혔다.  또 백아라는 뮤지션은 유투브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계속 들어도 다시 듣고 싶은 음악이었다고 선정이유에 대해 말했다. 처음 본 분이지만, 한번 보고 싶었다는 고백을 했다. 이날 백아는 자신의 서정적인 음악 4곡을 들려주었다. 가을저녁에 어울리는 목소리와 기타소리는 풍성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참여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최정화 작가는 음악에 무척 조예가 깊다. 문인들과 밴드를 만들어 공연까지 한 전력이 있는 작가다. 그런 작가가 선정한 밴드는 쌈바 밴드 ‘화분’이다. 작가는 2012년 ‘창비’에 단편소설 ‘팜비치’가 당선되며 신인 소설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최 작가는 문학을 하고 있지만, 다른 다양한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정현우 시인이다.(사진=김나경 기자)
정현우 시인이다.(사진=김나경 기자)

평소에는 음악을 직접 연주하기도 한다며 음악에 대한 사랑을 밝히기도 했다. 쌈바 밴드 화분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건강한 에너지를 선물 받는 느낌이라 말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독자와 같이 들어보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쌈바는 경쾌한 음악으로 빠른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다양한 쌈바의 분야도 많다는 것이다.  이날 쌈바 밴드 화분은 자신들의 앨범 수록곡을 들려주며 관객들과 같이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2부로 진행된 노래하는 시인으로 유명한 정현우 시인이 무대를 이었다. 정 시인은 이미 2007.11월에 정규 앨범을 냈다. 정 시인은 시인으로 활동은 물론, 구성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또 11월에는 “문학 작품으로만 구성된 앨범”을 낼 예정이라 밝혔다. 이날은 앨범에 수록될 예정인 노래 다섯 곡을 선보였다.

연희 독립 책방들이 책을 전시하며 팔고 있다.(사진=김나경 기자)
연희 독립 책방들이 책을 전시하며 팔고 있다.(사진=김나경 기자)

정현우 시인의 공연이 끝나고 창작촌 입주 작가들의 공연이 이어지며 가을 저녁의 감성 풍만한 음악축제를 보여주었다. 관객들은 예정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연희마당에 동네 독립서점들의 부스가 마련되어 책을 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었다. 감성 충만한 가을의 정취를 안겨주는 축제로 시민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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